The little garden

하늘에서 흐르는 투명한 것들의 흔적이 점점이 대지를 물들이고 있었다. 느긋한 기분으로 창가에 앉아 달콤한 슈크림을 하나 베어 무니 그저 천국에 앉아있는 것만 같았다. 사내 녀석들의 냄새와 끝없이 움직이며 내뱉은 뜨거운 숨이 뒤범벅된 공간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나의 방에는 달달한 슈크림 냄새만이 맴돌았다. 토독거리며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울려 퍼졌다.

 

월요일은 공식적으로 부활동이 오프인 날이고 감독님과 코치님은 이날만큼은 배구를 하지 않고 쉬기를 바라셨다. 온전히 몸이 쉼으로서 강하게 잡아당겼던 고무줄이 끊어지지 않고 쉬며 회복할 수 있도록. 그런 어른들의 의도를 받아들여 천하의 연습바보 오이카와도 말없이 쉬는 날이기는 했다. 물론 이렇게 비가 와서야 체육관도 열리지 않는 날 연습은 무리지만. 하나마키는 슈크림을 하나 더 집어 들었다.

 


“얘, 히로!”



집어든 슈크림을 한입 채 베어 먹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빠르게 일어나 방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답했다.



“네!”

“친구 왔구나!”

“네?!”



친구라니. 하나마키는 황당한 기분에 눈만 껌벅였다. 친구? 집까지, 오프 날 찾아올 친구라고? 다들 부활 중일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계단 쪽으로 향하던 하나마키는 씩 웃으면서 한손을 들어 인사하는 그를 보곤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여어.”

“마츠카와? 우리 집까진 무슨 일이야.”



익숙한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마츠카와의 모습이 참으로 생경했다. 어느새 올라온 마츠카와가 뭔가를 떠밀든 넘겨주었다. 익숙한 달달한 향기.



“자, 놀러 온 선물이다.”

“헐, 여기 슈크림 완전 맛있는데 겁나 멀어.”

“그 근처에 심부름 갔다가 생각나서 사왔다. 다행히 집에 있었네.”

“비오잖아.”

“히로! 이거 가지고 올라가서 친구랑 먹으렴!”

“네!”



계단 아래쪽에 쟁반을 들고 서있는 어머니의 모습에 하나마키는 마츠카와에게 슈크림을 건네주곤 자신의 방 쪽으로 밀어냈다.



“들어가 있어.”



후다닥 계단을 내려가는 짧은 분홍빛 머리를 눈에 담던 마츠카와는 기묘하게 박동하는 심장을 무시하곤 반쯤 열려있는 방문을 밀었다. 익숙한 달달한 향이 코끝을 스치고, 익숙한 사람의 체취가 그를 감싸 안았다. 비가 오는 날 특유의 눅눅한 공기가 그 냄새들과 기묘하게 얽혀들었다.

 

아직은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을 품게 될지 몰랐던 어느 여름의 일이다.




@sports_mm9 님 주최 마츠하나 합작 http://matsuhana2016.wix.com/mh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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