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그리고 팀 메이트. 그건 아주 중요한 선이고, 아주 귀중한 연결선이었다. 아주 아슬아슬한 끈 한줄기를 부여잡고 버티는 나에게. 그 선을 넘으면 내 두 손에 담길 것은 파국임을 알기에 마음을 짓밟았다. 좋은 친구이자 동료로 그 옆에 서있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조차 허락받지 못하면 미쳐버릴 테니까.
다가서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어
좋아하지만 다른 곳을 보고 있어
가까워지려고 하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 우리 둘의 마음처럼
우리는 연인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동성의 친구이고, 코트의 같은 편에 서서 함께 싸우는 전우일 뿐. 너는 자연스럽게 너의 소꿉친구와 부대끼며 놀고 여자 아이들에게 둘러싸인다. 나는 웃으며 그것에 태클을 걸고 너는 웃는다. 이와이즈미와 네가 뒤엉키면 실상 이와이즈미에게 네가 혼나는 것뿐일지라도 질투가 치솟는다.
만나지 못해 맴돌고 있어
우린 마치 평행선처럼
같은 공간에서 다른 감정을 품고 서있는 것은 너무도 괴롭지만 선택지가 없는 문제였다. 그 옆에 서있지 못하면 더 미쳐버릴 테니까. 어쩌다가 너에게 이런 감정을 품게 된걸까. 어째서 나의 눈은 너를 바라보게 된 걸까. 절대 보답 받지 못할 마음인데.
“맛층!”
“여어, 오이카와.”
입속에서 구르는 너의 이름이 달콤하다.
“오늘 늦었어!”
“네놈이 더 늦었어, 쿠소카와!”
*
“맛층?”
“어라, 오이카와?”
“맛층 맞네!!”
오랫동안 보지 못했음에 죽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날뛴다.
“왜 여기 있냐?”
“그야 맛층네 대학 배구부랑 연습경기 하니까!”
의도적으로 피해온 단어가 귓가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고백하지 못하는 마음따위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
“히익?! 맛층 무서워!”
표정 완전 흉흉해! 그렇게 말하는 너는 여전하다.
미처 말하지 못 했어 다만 너를 좋아 했어
어린 날의 꿈처럼 마치 기적처럼
“야, 오이카와.”
“응? 맛층?”
입속에서 맴도는 단어가 꺼끄럽다. 나는 영원히 네 팀원들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어, 오이카와? 배구를 그만두고 굳은 살이 조금은 옅어진 손을 펼쳐 오이카와의 어깨를 짚었다. 단단한 나의 세터. 우리가 함께 경험한 것은 결승이라는 거대한 벽의 높이 뿐이었지만.
거친 세상 속에서 손을 잡아 줄게
만약에 내가 너에게 고백을 한다면, 이 아슬아슬한 우리의 우정은 버텨줄 수 있을까. 아마도 이 고민은 영원 할 테지. 내 마음이 스러지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우리의 우정이 부서지는 것이 먼저 일까.
좁혀지지 않아 한 끗 차이
“잘해라, 오이카와.”
“엣?! 맛층네 학굔데?”
“내 팀도 아닌데 뭐 어때.”
“그게 뭐야, 맛층!”
이거면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이렇게 옆에 앉아 있고. 이거면 된다. 괜찮아.
우린 마치 평행선처럼
여자친구-시간을 달려서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