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garden

 그건 빛이다. 절대 탐해서는 안 되는 것. 아카아시 케이지에게, 영원히 어둠속에 파묻혀 살아야하는 이에게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모두가 안 된다고 말릴 때 그는 듣지 않았다. 한줌의 재로 스러져도 좋으리, 존재했다는 증거가 모두 사라져도 좋으리. 그대의 기억에 나라는 존재를 남길 수만 있다면. 어둠속에서 살아가야하는 그가 빛 아래 나가기 위해서는 피가 필요했다. 진한 생명을 품은 인간의 피가. 언제나 꺼려왔고 혐오해왔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빛을 보러 가는 것인데 그 정도 수고로움이야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아카아시이!”

 위험했다. 그의 투정에 발맞추고, 그가 보는 것을 함께 보는 것은 녹진하게 녹아버릴 정도로 달콤했다. 그래서 위험했다. 인간의 피를 본 배는 위험한줄 모르고 날뛰며 엉켜드는 그의 목덜미에 끌렸다. 당신의 피는 얼마나 달콤할까. 빛을 들이마시는 것은 얼마나 짜릿할까. 너무도 위험했다. 빛을 보기 위해 뒤집어쓴 저주인데 나는 당신을 보며 침을 흘린다.

 “헤이, 헤이, 헤이! 역시 난 최고야!”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당신이 두 눈이 멀어 버릴 정도로 빛나고 있다. 당신은 두려워 할 건가.

 “네. 대단합니다, 보쿠토 상.”

 이 간단한 한마디에 날뛰는 당신은 도망 칠 건가. 아카아시는 슬며시 혀를 움직여 날카롭디 날카로운 송곳니를 쓸어내렸다. 무의미한 고민. 아카아시는 자세를 바로잡으며 네트 너머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의 목덜미를 물기 전에 차라리 죽으리. 자신은 빛을 보러 왔지 빛을 부수러 온 것이 아니니까.



 그랬던 결심이 무색하게도 들켜버렸다. 아카아시는 당황을 가득 담아 보쿠토를 바라보았다. 그의 발치에 나뒹구는 레그슬레브를 황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 그….”

멍청한 말만 반복하는 보쿠토의 모습에 아카아시는 한숨을 내쉬며 먹고 있던 남자를 대충 집어던지곤 와이셔츠 자락을 당겨 피가 얼마나 튀었는지 확인했다. 아깝네.

 “아, 아카아시 설마!”

 “흡혈귀, 입니다만.”

 “엑?!”

 “뱀파이어라고도 하죠.”

 담담한 인정에 오히려 보쿠토가 허둥대기 시작했다.

 “그, 그런 걸 막 밝혀도 괜찮, 읔?!”

 아주 제대로 씹어버려 피가 나는 혀를 빼물곤 눈물을 글썽거리는 보쿠토에 아카아시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네…상관은 없는데…흡혈귀 앞에서 그렇게 상처를 내거나 하면 안 됩니다, 보쿠토 상.”

 순식간에 보쿠토의 앞에 내려선 아카아시가 천천히 보쿠토의 혀를 집어삼켰다. 남의 입속으로 들어갔던 혀가 순식간에 자신의 입속으로 들어가고 뒤따라온 아카아시의 혀가 온 입을 헤집는 감각에 보쿠토의 눈이 세차게 흔들렸다. 보쿠토가 당황하든 말든 성에 찰 정도로 입을 맞춘 아카아시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떼어냈다.

 “잡아먹힙니다, 보쿠토 상.”

실제로 흡혈귀들은 딱히 흡혈 같은 것 안하지만요. 보쿠토의 레그슬레브를 집어든 아카아시는 아까 집어던졌던 남자의 상처가 아문 것을 확인한 후에야 보쿠토를 불렀다.

 “집에 안 가실 겁니까?”

 “어? 아, 응!!”


*


 “근데 왜 그, 그거 한 거야?!”

 “키스요?”

 “히이익?!”

 “지금은 피 안 나죠?”

 “응!”

 “지혈 되거든요.”

 “신기해!”

 “그래요?”

 “또 다치면 해 줄거야?!”

 “네.”

 “오오오! 아카아시 최고!”


 한적한 밤 아래에서 아카아시는 천천히 입맛을 다셨다. 뭐, 나쁘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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