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garden

수많은 술병들이 테이블위를 나뒹굴고 있었다. 거실 가득 깔린 알콜 내음은 맡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거실 공기를 무겁게 내리눌렀다.

"헹! 형, 그만 포기하시지!"

거칠게 와인병을 내려놓은 청년이 빈정거리며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비꼬았다.

"시끄럽다, 이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우아하게 잔을 내려놓은 남자가 차갑게 일갈했다.

"후……."

퇴근하자마자 저녁도 먹지 않고 벌어진 술판에 다이무스가 지긋이 미간을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적당히 하고 자라."

이미 엄청난 양의 술을 들이커 달큰하게 달아오른 막내에게 그만두라고 말해봤자 소용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다이무스가 자신의 잔을 내려놓곤 일어섰다.

"큰형! 포기하는 거야?!"

다이무스는 옷자락을 잡아채는 철없는 막내의 외침을 무시하곤 침실로 사라졌다.


*


벨져는 현 상황이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미친듯이 술을 들이키는 막내는 여전히 그만둘 생각이 없어보였고 정신줄은 스쳐지나가는 미풍에도 끊어질만큼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있었다.


"후-"

허공으로 산산히 부서지는 벨져의 더운 숨에 새로 술병을 열던 이글이 낄낄거리며 술병을 내밀었다.

"한계야, 형?"

말 속 깊이 스민 빈정거림에 벨져가 가볍게 한숨을 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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