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garden

옅은, 약간 어두운 옥색의 머리카락에 달빛이 내려앉았다. 얼기설기 시간과 노력의 흔적이 뒤얽힌 손이 스르륵 허공에 닿았다. 그 손에 스민 처연히 감도는 기억과 쏟아지는 달빛 아래에서 팔목에 걸린 팔찌의 곡옥이 잘게 흔들렸다. 장난스레 지나가는 바람이 머리카락 끝에 매달려 작게 웃기 시작했다. 달빛아래 찬란 퍼진 머리카락에 달빛 부스러기들이 내려앉아 잘게 빛났다.


 


“여기서 무얼 하십니까.”


찬란한 달빛을 휘감은 보랏빛 머리카락이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저를 홀린 듯 바라보는 시선을 눈치 챘는지 부드러이 휘어지는 보랏빛 눈에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더랬다.


 


돌아오는 답이 없자 그는 느긋하게 다가와 옆에 걸터 앉았다.


“달이 참 밝네.”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인지 부드러이 흘러나오는 말이 참으로 달콤했다. 가만히 꾹 입을 다물자 의아함을 담은 시선이 부드러이 닿아왔다.


 


슬쩍 시선을 내리자 자신의 손목에 걸린 것과 똑같은 팔찌가 달빛을 머금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저가 이상했는지, 아니면 뭔가를 찾는 것인지 짙게 가라앉은 눈이 피부에 닿았다. 그저 눈만 깜박이다 다시 바라본 하늘에는 찬란한 노란 달이 어둠을 머금은 구름을 휘감고 빛날 뿐이었다.


“야마구치?”


“그저, 예나 지금이나.”


옅은 바람이 허공을 지나 두 사람의 사이에 내려앉았다.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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