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데 못 하면 병나."
성별: 여자
나이: 23
학교, 학년, 반: 교토대 4학년, 종합인간학부 문화환경학계열
- 중학교
학교 : 시라토리자와
교내 위원회: 1,2,3학년 반장
소속부(역할): 도서부 부부장(2학년), 도서부 부장(3학년)
- 고등학교
학교 : 시라토리자와
교내 위원회: 1학년 반장, 2학년 시라토리자와 고등부 학생회 부회장 역임, 3학년 시라토리자와 고등부 학생회 회장 역임
소속부(역할): 도서부(1학년), 학생회(2,3학년)
직업: 대학생 겸 여행 수기 작가
필명: 香(こう)
혈액형: B
생일: 3월 8일
별자리: 물고기자리
취미: 여행과 기록
특기: 작문,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
가족관계: 부모님, 형제자매 없음
아버지의 직업: 회사원
어머니의 직업: 애니메이터
주로 돈을 쓰는 곳: 여행, 동생들 먹이기
좌우명: 꼴릴때 못하면 영원히 못한다
좋아하는 영화: SF 계열, 특히 시리즈물
좋아하는 음악: 팝페라 계열이 좋지만 가리지 않고 다 듣는다.
좋아하는 책: 딱히 없음
좋아하는 색: 붉은색
좋아하는 음식: 스시류를 좋아하나 딱히 가리는 것 없음
지금 갖고 싶은 것: 새로운 노트가 필요하다
이상형: 나에게 애정을 줄 수 있는 사람
싫어하는 음식: 비린내가 강한 음식
싫어하는 것: 폭력
최근의 고민: 복학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여행이 가고 싶다.
특이사항: 여행광.
*외관
"검은 눈과 검은 눈, 그리고 붉은 목도리."
조금 부스스한 골반까지 오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보는 사람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본인 기준 왼쪽에서 오른쪽) 눈썹까자 오는 앞머리를 넘기고 있다. 부드러운 인상의 눈매와 검은 눈. 정확하게는 검다기 보다는 잿빛에 가까움. 피부는 희고 여행이 잦아 그리 결이 좋지는 않고 조금 거친 편. 입술은 색이 붉은 편이라 엄청 진한 컬러의 립제품이 아니고서는 발색이 안 됨. 목선이 부드러운 편인데 붉은 목도리로 가리고 있어서 티가 나지 않는다. 더운 여름에는 루비 목걸이를 하고 다닌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니트, 하얀 치마를 애용한다. 교복같은 스타일이라 동기들에게 고딩 코스프레라고 놀림받지만 본인은 떳떳. 성인으로서 차려입어야 할 때는 검은 세미정장이나 원피스를 애용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힐은 착용하지 않음. 구두도 굽 3cm를 넘어가면 취급하지 않는다. 보통 운동화나 단화착용.
키: 163cm
몸무게: 58kg
발사이즈: 240mm
*성격 및 기타 설정
"하고 싶은 것은 당장 하지 않으면 병이 나는 법."
당장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해야하는 성격이다. 뭔가를 할때는 그것에 미쳐야한다고 생각하는 편. 실제로 생활에 그런 경향이 짙게 드러난다. 중고교 6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관찰력이 좋고 병원에서 살다시피(아픈 적 없음. 그냥 보호자였던 외삼촌과 외할아버지의 직업 탓)한지라 미묘한 신체척 불편함을 잘 눈치채는 편.
매우 장난스러운데다가 항상 미묘하게 웃고 있어서 교수님이나 동기들 사이에서 악동으로 소문이 나있다. 실제로도 학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장난의 범인은 츠키네. 상냥한 말씨를 사용하지만 행동은 별로. 애초에 부모님 외의 다른 어른들 손에 큰지라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 여행광 어른들 사이에서 크면서 예산 관리를 배우고 커서는 혼자서 여행다니고 해외로 쏘다니다보니 굉장히 억척스럽고 꼼꼼하다. 더군다나 중고교 내내 반장 혹은 학생회 소속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경향이 있다. 특히나 회장이던 당시의 시라토리자와는 '명문고라도 놀때는 빡세게 논다'를 모토로 했으나 진학, 취직률은 개교이래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매우 좋았다. 대학교에 와서는 집행부 활동에 학을 떼고 여행이나 다니면서 후배들 예산 관리나 도와주며 설렁설렁 살고 있다.
이모나 삼촌들, 그리고 이모들의 남편들까지 모두 학창시절 배구를 하거나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가족들이 모이면 다같이 배구를 한다. 덕분에 어느정도 배구를 할 줄 안다. 딱히 포지션은 없는 편이지만 부러 고르라면 리베로. 왜냐하면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리베로 포지션이 없어서. 본인은 그냥 평범하게 도박(..)이나 하라며 툴툴거린다.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까지는 미야기에서, 3학년은 외할아버지 댁인 교토에서, 4학년과 5학년은 다시 미야기에서 다니다가 6학년은 외삼촌부부가 사는 도쿄에서 다녔다. 중학교때부터는 미야기에서 계속 다녔다. 엄마와 아빠의 일자리 때문에 불안정하게 이사를 다니는 것이 못마땅했던 외조부모님(미야기에서 교토로 이주)과 외삼촌(미야기에서 도쿄로 이주)이 종종 맡아 길렀다.
*관계
성별: 남자
나이: 18(사망)
학교, 학년, 반: 시라토리자와 3학년 1반
- 중학교
학교 : 시라토리자와
소속부(역할): -
- 고등학교
학교 : 시라토리자와
소속부(역할): -
직업: 고등학생
생일: 5월 31일
별자리: 쌍둥이자리
취미: 운동
특기: 싸움, 운동
가족관계: 부모님, 형제자매 없음
아버지의 직업: 회사원
어머니의 직업: 회사원
주로 돈을 쓰는 곳: 운동화, 여자친구 선물
좌우명: 한대 치는 놈은 열대를 친다.
좋아하는 영화: SF 계열, 특히 치고 박고 터지고 하는 종류
좋아하는 음악: 안 듣는다.
좋아하는 책: 딱히 안 읽는다.
좋아하는 색: 붉은색
좋아하는 음식: 달지 않은 음식
지금 갖고 싶은 것: -
이상형: 지금의 여자 친구
싫어하는 음식: 단 음식
싫어하는 것: 누군가가 훈수 두거나 방해하는 것.
최근의 고민: 학교 가기 귀찮다.
특이사항: 운동광, 여행을 가고싶어 한다.
*외관
"고동색 머리카락, 붉은 색이 도는 갈색 눈."
운동할 때 거슬린다는 이유로 짧게 잘랐던 머리가 꽤나 길게 자라 단정치 못하다. 항상 짜증과 귀찮음, 그리고 불만으로 가득찬 눈은 붉은 빛이 강하게 감도는 갈색. 눈매도 날카롭고 늘 인상을 찌푸리고 있어서 굉장히 사나워 보인다. 실제로도 사납지만. 항상 밖, 혹은 실내에서 운동을 해서인지, 아니면 그저 반항심인지 교복을 단정하게 입는 법이 없다. 넥타이를 어딘가에 던져놓는 것은 물론, 마이는 취급도 안하고 와이셔츠는 항상 풀어헤치고 다닌다.
(헤어스타일 참고)
키: 180cm
몸무게: 72kg
발사이즈: 270mm
*성격 및 기타 설정
"귀찮게 굴지말고 꺼져."
대단히 충동적이며 다혈질이다. 공부를 꽤나 잘하지만 성적을 잘 받을 생각따위는 없다. 보충수업은 귀찮기 때문에 낙제는 받지 않는, 아슬아슬한 성적을 고수한다. 외부입학이었다면 시라토리자와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나름의 반항이지만 부모님은 포기한지 오래다. 졸업만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항상 인상을 쓰고 험악하게 다녀 교내에서 깡패로 유명하다. 실제로 실수로 부딪힌 학생을 걷어찬 일화는 교내에서 아주 유명하다. 시비가 걸리기 쉬운 인상이라 그런지 굉장히 자주 싸우고 다녔다. 학교측에서는 제대로 한번 잡히기만 하면 어떻게든 해버릴 것이라 기회만 보고 있다.
종종 방문하는 나이 많은 선배(최소 5살, 최대 7살이나 차이가 난다), 머나먼 학교 후배 정도의 인식으로 이루어진 관계. 올때마다 몸에 좋다는 먹을 것들(맛도 좋다)과 각종 특산물을 들고 와서 환영한다. 무엇보다 츠키네가 오면 탄지 감독이 츠키네와 대화하느라 훈련이 조금 편해져서 좋아한다.
와시죠 탄지 : 고등부 시절 선생님, 외삼촌의 은사 (호칭 : 카토리 군)
츠키네의 외삼촌인 아카아시 린의 은사. 그 인연으로 현재 츠키네와 안면을 트고 지낸다. 츠키네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싹싹한 성격을 내심 마음에 들어한다.
> 코이즈미 시오 : 이종 사촌 (호칭 : 츠키네 언니, 언니)
코이즈미 시오의 엄마가 츠키네의 엄마의 여동생이다. 코이즈미의 집안이 결코 평범하진 않은 덕분에 어릴적부터 어른같은 언니에게 많이 의지해왔다.
> 아카아시 케이지 : 이종 사촌 (호칭 : 츠키네 누나, 누나)
아카아시 케이지의 엄마가 츠키네의 엄마의 여동생이다. 츠키네가 기댈만 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답 없는 누나로 인식하고 있다. 츠키네와 지낸 덕분에 보쿠토를 잘 다룰 수 있다고 나름대로 고맙게 생각하는 중.
> 츠키시마 케이 : 옆집 누나 (호칭 : 츠키네 누나, 누나)
실질적으로 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츠키시마의 유년시절에 깊게 관여했다. 항상 한발 먼저 배려해주고 믿어주는지라 꽤나 좋아하는 편. 츠키시마 아키테루와 한살 차이라서 같이 놀면서 케이를 돌봤다. 덕분에 두 사람 간에 있었던 트러블을 아주 빠르게 눈치챈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 사이에 끼어들거나 훈수를 두지는 않았다. 물론 혼자 삽질하는 아키테루에게 조금 빈정거리긴 했다. 장난스러운 사람이라 케이가 종종 질색한다. 케이는 항상 싫다고 하다가도 츠키네가 원하는 걸 결국 들어주곤 한다. 츠키네의 방은 한쪽 면은 몽땅 책장인데다가 여러 장르의 음악 CD가 굉장히 많아서 케이는 형과 싸운 후츠키네의 방에서 자주 놀곤 했다.
> 츠키시마 아키테루 : 소꿉친구. (호칭 : 야, 너, 츠키네)
그녀의 방랑벽에는 두손 두발 다 들다 못해 포기했다. 케이와 사이가 안 좋던 시절 그녀를 매개로 케이의 소식을 들으려고 하다가 멍청한 놈이라며 시원하게 얻어맞은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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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실 감각이 떨어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황당한 느낌도 아니었다. 그저, 어딘가 멍한 기분이었다. 나는 지금 이 곳에 홀로 서 있고, 나의 옆은. 비어있다. 어쩌면, 이 알 수 없는 죄책감에 비롯된. 아니 전적으로 내 잘못인 이 상황에 던져진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없는 건 네가 아니라 나인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현실이 아닐 거야. 이것은 단순한 꿈일 것이 틀림없는데. 왜 아직도 나는 이 꿈에 갇혀서 나오지 못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것이 부숴 지는 느낌이다. 발밑에서부터 툭툭 꺼지는 느낌. 모든 공간이 나와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 결국에는 나 혼자라는 남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감각들. 나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내가 서있는 이 공간에 대한 생각을 덜 하게 될 수 있을 테니까.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온통 검정색 투성이었다. 눈을 감으면 끝없는 검은 공간이었고, 눈을 뜨면 검은색 옷 천지이니까. 눈을 감아도 뼈저리게 느껴지는 현실의 잔인함에 몸부림쳤다. 그런 잔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진하게 내 코끝을 자극하고 지나갔다. 이 공간, 내가 서 있는 공간에는 온갖 죽음의 향기가 그득했다. 그 즈음 생각하게 되면 나는 어렴풋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에게는 너의 죽음에 일절의 잘못도 없는 것인가. 그런 이기적인 생각을 하자마자 밀려들어오는 나에 대한 모멸감에 아아, 작게 신음 소리를 흘렸으나 그런 신음 소리마저 나에게 사치가 아닐까하는, 양심이라 하면 한 톨의 양심이 나에게 웅얼거렸다. 네가 잘못이 없을 리가 없잖아? 뺑소니 사고라고 했던가. 사실 나는 후회하고 있다. 내가 만약 너에게 한 번의, 단 한 번의 기회를 주었다면 지금쯤 나와 너는 이곳에서 만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제 와서 너에게 기회를 주었다 말았다 할 수 있는 형편인가? 하지만 머릿속에 계속적으로 네가 만약, 아니 내가 만약. 이런 생각들이 맴돈다. 이런 상황까지 오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있었던, 너를 살릴 수 있었던 모든 경우의 수가 머리를 관통하고 지나간다. 뇌리를 저릿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만약 내가, 그 상황에.
자괴감에 몸이 휘둘려진다. 자괴감과 모멸감이 사무친다. 이렇게 후회해본들 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즈음은 머리는 적나라하게 깨닫고 있는데 그런 것 즈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옥죄고 나를 탓하고 나를 죽이는 것뿐이구나. 이렇게 나 자신을 다그치는 상황에도 나는 너무나 허무하다. 나는 너무나 허무해져 버렸어. 이것이 허무, 그리고 절망. 이렇게 망가진 나에게로 돌아와서 나를 돌보아줄 너는, 이미 가버렸다. 내 한낱 잘못된 판단 덕분에. 짙은 서늘함이 목을 옥죄었다. 무너지고 있어. 그 즈음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무너져 내리면 너를 한 번 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나를 자책한다 해서 네가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아. 도대체 나는 무슨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인가. 검은 옷들이 지나가고, 나는 너의 사진을 빤히 바라본다. 환히 웃고 있구나. 근육질 바보. 너는 왜 그 사진에 있는 거야? 지금도 네가 내 옆에 서서 너의 어깨를 나에게 빌려줄 것만 같다. 내 곁에 서서 언제나처럼 나를 지탱해 줄 것만 같은데, 벽 귀퉁이에서 조금 멀어진 곳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사실 앉은 위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네가 없는 나를 지탱해 줄 무언가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네가 있을만한 곳에 고개를 기대었다. 다만 허공에는 내가 없는 너의 어깨를 기대지 못 하고 허무하게 나의 머리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쿵, 머리가 부딪히는 소리인지 내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인지 내 귓가에 크게 울려 퍼졌다.
눈물이 주르르 그제야 흘렀다. 끊임없이 흘렀다. 벽에 얼굴을 기댔다. 눈물 때문에 차가워진 내 볼이 벽에 더 차갑게 식어졌다. 통각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머리를 벽에 부딪혔으나 전혀 아프지 않았다. 쿵. 한 번 더 머리를 벽에 세게 박았다. 아프지 않았다. 너를 잃었다는 아픔만 물밀 듯이 밀려와 아프지 않았다. 한 번 더, 한 번 더. 세게. 더 아프게. 주변 사람들이 말리러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죄책감을 더 뼈저리게 느끼기 위해 머리를 혹사시켰다. 내가 기억해야할 모든 죄책감을 더 크게 받아들이기 위해. 한 사람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아마 그 사람에게는 갈 곳 잃은 동공만이 눈에 비춰질 것이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프지 않고, 보이지 않았다. 눈물을 흘릴 기력조차 없었다. 사람들이 나를 에워싸고 나를 지켜보았다. 아마 당신들이 말린다고 내가 그만 두지 않을 것을 알아차린 것처럼. 아무도 나를 말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용조용히 뒤에 있던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모양새가 눈에 잡혔다. 입모양을 보아하니 약간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제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어차피 너희들이 떠들어봤자 내 옆의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아, 돌아오지 않아. 다시 주르르 눈물을 흘려보냈다. 입을 막고 억눌린 소리를 질렀다. 꺽꺽대는 소리만이 목에서는 울려 퍼지는 모양새가 참으로 한심해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한심한 나, 보고 싶은 너. 그렇게 한참을 중얼거렸다. 내 잘못이야. 너의 죽음은 전부 나의 탓이야. 정말 미안해, 미안해.
허탈하게 영정 사진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을 보아하니 나도 따라 힘겹게 웃어진다. 너는 죽지 않았어. 그치? 이건 그냥 나의 꿈일 거야. 허허롭게 웃음을 흘렸다. 환하게 웃는 너의 얼굴을 보니 괜히 허허로운 웃음이 난다. 이렇게 웃는 네가 나에게 달려올 것만 같다. 당장이라도 지금 왜 이곳에 있냐고 내 뒤에서 말할 것만 같다. 그럴 것이다. 너는 죽지 않았다. 죽었을 리가 없다. 파르라니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제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았다. 네가 살아있다는 그 말만 믿고 싶었다. 그 날, 그 어느 날, 그저 내 곁에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싶다. 내 곁에 돌아올 너를 기다릴 것이다. 너는 내 곁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이 장례식의 주인은 따로 있을 것이기 때문에, 너를 끝까지 기다릴 것이다. 무릎을 끌어당겨 얼굴을 파묻었다. 언제까지고, 너만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서 돌아와서 내 등을 끌어안아주었으면 좋겠다. 그것 말고는 지금 바라는 것이 없다. 곧 네가 내 곁에 돌아올 테니, 볼에 얼룩진 눈물을 닦아냈다. 나직한 한숨 섞인 웃음을 너의 그 사진에 보여주었다. 아냐, 그 사진은 너랑 그저 아주 많이 닮은 아이일 뿐이야. 네가 아니야. 한참을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있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언제나처럼 너와 내가 의지하여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이렇게 있으면, 너를 기다리면 네가 꼭 내 곁에 돌아올 테니.
누가 내 앞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멍한 끼를 살짝 가시게 하기 위해 눈을 가볍게 비볐다. 방금 전, 얼마나 울었는지 눈가가 새빨갛게 변하여 눈을 비빌 때마다 쓰라렸다. 몇 차례의 쓰라림을 견디고 나자 흐릿했던 앞이 조금 밝아졌다. 하지만 내 앞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 본 후에는 다시 흐려졌다. 아, 그의 부모님이었다. 잠시 심장이 쿵 떨어졌다. 아, 아. 나를 비난하셔도 좋아요. 너무나 갑자기 확 돌아온 현실 감각에 눈앞이 핑그르르 돌았다. 그의 어머니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아마 아까 내가 일으킨 소란에 놀라서 달려오셨다는 것이 눈에 선할 정도로 잘 알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입은 검은 옷자락이 바닥에 끌려 사락사락 소리를 냈고, 그 소리에 맞춰 내 심장도 사각사각 잘려나갔다. 다 괜찮아. 너의 잘못이 아니란다. 조곤조곤 들려오는 말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럴 리가 없었다. 차라리 나를 비난해주셨으면 했다. 오히려, 나를 감싸는 말에 죄책감이 물밀 듯이 밀려들어왔다. 그의 아버지가 역시나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다 내 잘못인데, 그래. 다 내 잘못인데 왜 두 분은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목구멍에 걸린 울음 덩어리 때문에 그저 고개를 흔들었다. 따스한 목소리는 내 귀에 가시가 되어 박혔다. 속이 아팠다. 두 분의 말이 너무 햇살 같이 따스해서 더 얼음 가시 같았다. 나는 어디선가 나에게 말하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네가 나에게 하는 소리 같이. 멀리서, 그리고 너의 부모님과는 다른 말이. 네가 잘못한 거야. 내 죽음 네 탓이야. 멀리서 등대가 빛을 비춰주듯 너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흐리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