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garden

코세르테르에 아침이 왔다. 검은 밤이 물러가고 자리를 차지한 태양이 슬금슬금 제 빛을 흩뿌리기 시작할 무렵. 여느 때보다 더 이르게 아침을 시작하는 이가 있었다. 몇날 며칠을 고르고 고른 소풍날 아침. 일람은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슴푸레 밝아오는 하늘을 보아하니 아직 그가 돌보는 아이들은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터였다. 부엌으로 내려온 일람이 어젯밤 확인했던 재료들이 모두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고 도시락을 싸고 있을 즈음, 위에서 내려오는 인기척에 허리를 폈다.

일어나셨네요.”

조금 느릿한 인사에 일람은 언제나처럼 미소 지으며 화답했다.

일찍 일어났네, 페리.”

조금 기대되어서요.”

발갛게 달아오른 페리의 뺨에 은은한 기대화 흥분이 서려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일람은 파하하,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웃는 일람에 제 뺨을 슬금 감싼 페리가 준비를 도와주겠다며 괜히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람은 고개를 끄덕이다 어느새 온화하게 밝아오는 밖에 부엌에서 한걸음 벗어났다.

, 그럼 나는 파리야와 라라를 깨우고 올 테니까.”

걱정 마세요.”

부드럽게 답하며 사과를 만지작거리는 페리의 모습에 일람은 조금 서둘러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았다.

 

 

 일람과 페리가 소풍을 위해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2층에서는 두 어린 용들은 여전히 꿈에 잠겨 달콤한 향을 피워내고 있었다. 간밤에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서로를 꼬옥 붙잡고 잠든 파리야와 라라의 모습에 일람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두 소년용들을 살살 흔들었다.

일어나야지. 파리야, 라라.”

으웅.”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이불속에 얼굴을 파묻어버리는 라라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은 일람은 그래도 조금 더 나이가 많다고 자리에 앉아 조막만한 손으로 눈을 비벼대는 파리야를 안아들었다. 그 잠깐 사이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에 일람은 서둘러 파리야를 욕실에 내려주었다. 푸파푸파 씻는 소리를 뒤로하고 침대로 돌아온 일람이 여전히 이불과 한 몸이 된 라라를 안아 올린 일람이 잠에 사로잡혀 헤롱거리고 있는 라라의 얼굴을 시원한 물로 닦아주었다. 그사이 다 씻은 건지 물에 푹 젖은 채로 일람을 올려다보고 있는 파리야에 일람이 웃으며 물을 닦아내고 새 옷을 내주었다. 말끔하게 닦은 라라에게도 잠옷 대신 새 옷을 입혀준 일람은 옷을 단정히 입기 위해 애쓰고 있는 파리야를 도와준 후, 그사이 꾸벅꾸벅 조는 라라를 다시 안아들었다.

소풍 가야하니까 어서 내려가자, 파리야.”

.”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곤 뛰듯이 아래로 내려가는 파리야의 뒤를, 길게 하품하며 그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조는 라라를 토닥이는 일람이 뒤따랐다.

 

그 사이 준비가 끝났는지 일람이 만들다만 샌드위치를 바구니에 가지런히 담아낸 페리가 그녀의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파리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준비가 벌써 끝난 거냐는 일람의 물음에 그가 다 해두고 올라가 할 게 없었다고 답한 페리가 파리야의 손을 마주 잡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소풍 바구니를 집어든 일람이 세 마리의 용들을 돌아보며 웃었다.

그럼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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